뜨거운 여름날, 햇살은 유리창을 뚫고 마루까지 내려왔다. 집 안은 오래된 선풍기가 회전하며 내는 소리와 어릴 적부터 지민이에게 익숙한 고요함으로 가득 찼다. 지민은 시끄러운 TV소리, 자동차 소리, 사람들의 대화 소리에 더 익숙했지만 할아버지 집에서만 느낄수 있는 이런 느낌들도 좋은것 같다고 생각했다."지민아, 이리와서 수박 좀 먹거라."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늘 그랬듯 조용했지만 힘이 있었고 확신을 주는 느낌이 들었다.지민이는 읽고있던 책을 덮고 마루로 나왔다. 마루 가운데있는 오래되어 보이는 작은 평상위에 큼지막하게 잘린 수박 한 통이 올려져 있었다. 벌겋게 잘 익은 속살 사이로 까만 수박씨가 촘촘히 박혀 있었다. 지민이는 숟가락으로 빨간 과육을 파먹기 시작했다."할아버지, 수박은 왜 이렇게 씨가 많아요..